박물관ㆍ미술관 조례제정 시급

 최근 도의회 정책연구실이 전라북도 박물관ㆍ미술관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실 전북도는 그 동안 문화예술 공간을 많이 확충해온 편이다. 인구 9만명당 1관을 최소 기준으로 하는 도서관은 목표시설 34개를 이미 상회했다. 인구 9만명당 1관을 최소 기준으로 하는 박물관도 목표달성을 이룬 상태다. 이처럼 숫자적으로는 문화부가 제시한 목표 시설 수를 사실상 달성하거나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문화예술진흥에관한조례’에 명시된 문화예술시설의 조성과 지원에 포함된 내용은 실제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문화된 지 이미 오래거니와 문화예술 관련 시설을 건립하는데 기금도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새롭게 짓는 건물의 경우 대부분 공연장 형태로 공간을 만들어 각종 회합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지역과 더 나아가 그 나라의 문화적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나라든지 박물관과 미술관은 살아 있는 문화가 숨쉬고 있는 곳이다. 지역민의 생활과 문화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만큼 박물관과 미술관의 문화적 위치는 중요하다.

 이들 중요성 때문이겠지만 최근에는 박물관을 운영함으로써 얻게 되는 사회문화적, 교육적, 지역경제적 파급효과를 위해 박물관 조성과 운영을 지원하는 지방 정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1년부터 ‘박물관 도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부천시 같은 경우다. 하남시 등도 박물관ㆍ미술관 유치지원 기금운용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도의회 정책실의 이번 제안은 박물관과 미술관의 열악한 여건과 운영현실을 놓고 볼 때 시의적절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박물관 업무의 지방이관 이후 현실적으로 많은 업무가 지방으로 이관된 마당에 실질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마련이 시급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의 운영에 있어 개선해야 할 과제들은 너무도 많다. 차제에 지역문화의 발전과 보존을 위해 조례제정은 화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