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지역거래선 확보 절실

 대형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입점으로 인해 도내 영세 상인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통해 수천억 원의 돈이 수도권 등지로 유출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전북에는 롯데백화점과 코아백화점 등 백화점 2곳과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13개소가 도내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업체에서 거둬들이는 수천억 원의 수입이 대부분 본사가 있는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들이 도내지역에서 구매하는 물량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업체들은 도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일부 구매하고,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행사제품이나 특가품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구매나 판매하고는 거리가 멀다. 행사품이나 특가품의 경우 업체들의 가격 하락 경쟁 때문에 구입가 등을 하락시키고 있어 오히려 농가 부담만 가중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북도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대형유통업체의 횡포가 문제되기는 마찬가지다. 제주도 서귀포시 등 타 시도에서도 ‘준주거지역 내 대형마트 출전 규제’를 도시계획조례로 제정해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또 이런 문제가 확대되면서 국회에서도 ‘대규모점포 사업활동 조정에 관한 특별법안’과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대규모 점포의 경우 의무휴업을 가지는 것은 물론 영업품목과 영업시간에도 제약을 받는다. 매장 면적 조정 등을 할 수도 있다.

 도내 지자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익산시만 입점 업체들과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익산시는 지역 내 고용창출과 농ㆍ특산물의 직접 구매, 생산 농가와의 투명 계약, 재래시장ㆍ상점가와의 상생, 사화복지사업 등을 하기로 입점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시ㆍ군은 이런 사례가 전무한 실정이다.

 사실 대형유통업체는 스스로 지역 거래선 확보에 나서야 한다. 그 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해 남는 이익금은 지역으로 돌리는 것이 마땅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여의치 못하다면 전북도 차원에서 거래선 확보를 위한 특별법안 등을 제정해야 한다. 지자체의 조례 개정 등에 강제성을 두어서라도 시행해야 하는 일이다. 전북도 차원의 점포 입점 관련 대책 마련도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