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권 개발 내실 기해야

 전북 동부권 균형개발 사업이 14조원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 그 동안 전북도는 전북발전연구원의 타당성 검토와 시ㆍ군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 22일, 64개 사업 5조 3526억원 규모의 동부권 균형개발사업을 잠정적으로 확정했다. 여기에 새만금-김천간 철도 등 장기과제 8개 사업이 추가돼 동부권 개발 사업은 총 72개 사업이 됐다. 사업의 필요 예산은 무려 14조 6205억원에 이른다.

 동부산악권은 무주, 진안, 장수, 남원, 순창 등이 그 바운다리다. 이들 지역은 산간오지라는 지세적 바탕 때문에 전북 발전에서 한참 뒤처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동부산악권 개발 없이는 전북의 발전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늦었지만 전북도가 본격적으로 동부권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은 전북 발전 측면에서잘한 일이다. 사실 이 사업은 민선 3기부터 추진된 일이다. 민선 4기 들어 이만큼 규모가 확대된 것은 새로 당선된 동부권 6개 시ㆍ군 단체장들의 공약사업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14조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하느냐이다. 재원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사업과 계획이라 할지라도 추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도와 시ㆍ군의 공약 사업이 자칫 장밋빛 공약(空約)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도 그 재원 마련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는 2016년까지 도가 동부권 개발에 투자할 예산은 5조원이다. 여기에 60-70% 이상을 국비로 충당한다 해도 나머지 조달 방안이 문제점으로 남는다. 민자 조달 방안 등도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업에 대한 보다 면밀한 사업 타당성 검토와 지역 전체 발전과 연계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 또한 필요해 보인다.

 이 사업에 대해 14조원 규모의 대단위 종합개발계획이 1년도 채 못 되는 시간 안에 수립된다는 것 자체가 부실한 사업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바탕으로 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절실하다. 숫자와 큰 규모의 사업 발표보다는 사업의 내실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될 것이다.

 동부권 균형 개발사업은 국비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 여부가 결정지어질 게 뻔하다. 이를 위해 사업의 타당성 등을 높이는 전략과 논리 개발 등은 더욱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