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 정읍시 농업 살리기 의지 있는가

"농업공약 실천 의지 미온적" 목소리 고조

신설추진 농촌위원회, 기존 조직 유사 행정력 소모
추가 인력 발굴 한계 직면 현행 위원 일부 재선정
농민들 "피부에 와닿는 적극적인 행정 아쉬워"  

한-미 FTA로 정읍 농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가운데 강광 시장의 첫 번 째 공약인 ‘농업살리기’ 분야의 추진이 지지부진해 ‘공약 이행의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정읍시는 최근 강 시장의 취임 이후 공약사업 가운데 하나인 ‘농촌위원회’를 설립하기 위해 구성원 선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는 ‘민선 3기의 조직인 ‘정읍농업살리기 추진협의회’의 위원들이 분야별로 정읍농업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업무 성격 자체가 유사한 새로운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새 나오고 있다. 

일선 농촌지역에서 추가로 선임할 만한 인력 발굴의 한계에 부딪혀 기존 농업살리기 위원 가운데 일부를 농촌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재선정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촌위원회는 ‘대표적인 소모성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농민은 “최근 정읍 농업은 쌀 수매방법의 변화와 농산물 수입 등 여러 가지 농업 홀대의 여파로 점차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이런 가운데 도-농 복합도시로서 경제의 상당 부분을 농업에 의지해오며 ‘정읍 농업의 발전이 곧 정읍 경제의 회생’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정읍시로서는 이런 위기를 돌파할 방법이 절실한 것 또한 사실이다”고 답답한 현실을 토로했다. 

특히 이 농민은 “암담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몸부림치는 농민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행정으로 피부에 와 닿는 행정을 추진해야지 시장이 공약했다고 해서, 있는 기구를 농민들에게 말도 없이 유야무야 시키면서 유사한 성격의 농촌위원회‘를 조직하는 것은 허울 좋은 전시행정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 위원회가 무엇을 하고 어떤 목적을 지녔는지 알려주지도 않은 채 각 면별로 구성한다고 통보했으며, 기왕에 말을 했으면 빠른 시일 내 처리해야지 지지부진하게 끌고만 있어 행정이 과연 공약 이행의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와 관련 강광 시장은 농업 부흥 대책의 일환으로 선거 당시부터 ‘정읍농촌 위원회’와 ‘정읍농업연구소’를 설립해서 정읍 농업을 근본적으로 되살리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공약했고, 민선 4기 정읍행정의 수장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일선 농민들의 시각에서 보면 취임 두 달을 넘긴 현재까지 위원회 구성이나 연구소 설립 등 정읍 농업살리기와 관련한 강 시장의 약속이 가시적인 느낌으로 와 닿지 않고 관계부서 또한 인물 선정이나 기구 마련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일 정읍농업계를 비롯한 각 사회단체연합회 소속 회원 등 1천여명은 정읍시청 앞에서 ‘한-미 FTA 반대’를 주장하며 대규모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강광 정읍시장은 ‘농민들의 뜻에 동조하며 자치단체장으로서 정읍농업 살리기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강 시장의 농업에 대한 대처와 관련부서의 대응을 보면 그 방법과 실천력이 너무 미미해서 시민들로 하여금 강 시장의 의지에 의혹을 갖게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읍시 관련부서는 각 지역-분야별로 대표자를 추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농민이 주축이 되어 농업정책을 만들어낸다는 취지로 설립 될 ‘정읍농촌위원회’는 약 25명 정도의 위원을 선정해서 정읍농업에 대한 미래상을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읍농업연구소’는 농촌위원회의 의견을 받아 정책으로 정립하는 한편 정읍농업의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 기능을 함께 갖춰서 농산물 개방 등 악재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 행보가 지지부진하고 관련 예산에 대한 확보 노력이 더디면 더딜수록 강 시장과 정읍시의 ‘농업살리기’에 대한 의지가 퇴색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여서 보다 적극적인 농업살리기 대책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정읍=박종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