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환경단체와 정부에서 정부와 지자체로 옮겨가고 있다.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장의 33km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된 가운데 이번에는 농지냐 개발이냐를 놓고 정부와 전북도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농림부는 새만금 간척지에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려는 전북도의 계획과 관련, 재판에 악영향을 우려한 탓인지 공식입장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그러나 올해 대법원의 최종 승소판결과 함께 지난 21일 15년을 끌어온 새만금 방조제 끝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직후 전북도의 개발계획에 정면으로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방조제 최종연결공사 기념식을 위해 지난 21일 새만금 현지를 찾은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강현욱 지사에게 농지개발의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24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새만금 매립지는 당장 농지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박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 새만금 간척지 활용방안에 대한 농림부의 이 같은 원칙과 함께 새만금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박 장관은 "땅이 안정된 후에야 땅의 용도에 대한 활용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면서 "대부분의 도시나 산업용지도 기본은 농지로 시작된 만큼 향후 20～30년 후에나 논의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장관은 "내부지역 토지 이용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실현 가능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찾을 것이다" 며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북이 지역 입장만 생각,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도와 열린우리당의 새만금 특별법 제정 추진에 대해 "필요하다면 특별법 제정을 논의할 수 있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법만으로도 내부개발 추진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또 "현재로서 제정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않고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강조하는  등 사실상 새만금특별법 제정에 대해 반대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에 대해 강현욱 지사는 오전 간부회의 석상에서 "박홍수 장관이 내부개발에 대해 전북도와 많은 이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며 "정부와의 의견 차이를 조율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전북도 새만금추진단은 "농림부 입장에서 농지조성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오는 6월 국토연구원의 용역결과가 따라 논의될 사안" 이라며 "농림부의 입장이 용역결과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와 전북도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새만금 간척지 활용방안에 대한 논란은 국토연구원의 용역 결과가 나오는 6월 말 이후 본격화 될 전망이다. 

한편 전북도는 새만금 간척지 완공으로 형성될 8500만평의 간척지와 3500만평의 담수호에 농지 대신 산업단지와 레저시설 등이 들어선 복합단지 개발을 주장하는 반면, 농림부는 우량농지 개발원칙을 세우고 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