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정읍 황토현 동학축제 기념식에서 강광 시장에 이어 축사에 나선 박진상 시의회의장의 발언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며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이날 박 의장은 동학농민혁명이 3.1운동과 4.19의거,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진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중항쟁이라는 내용의 축사를 하다가‘은혜’,‘신의’,‘배신’등을 거론하며 나름대로의 정치적 소신을 강하게 피력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수의 시민들은 박 의장의 발언이 기념식 내빈으로 초대되어 자리를 함께한 유성엽 국회의원당선자를 겨냥했다는 것을 모를리 만무하기에 파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박 의장의 이날 발언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정읍시민이 선택한 유 당선자에 대한 폄훼(貶毁)에 앞서 김원기 전.국회의장과 윤철상 전.국회의원으로부터 비롯된 정읍정치의 골 깊은 분열의 연장이며 확인이라는 해석도 대두되고 있다.

이는 새정치국민회의와 꼬마민주당으로 갈라져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 전.의원이 DJ로 인해 16대 국회의원을 전국구로 선회하고, 김 전.의장은 16대.17대 의원을 거치며 6선의 국회의장을 역임했건만, 양보와 타협을 거부한 정읍정치로 인해 정읍사회가 분열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물론 지난 총선에서 정읍시민들은 지역민심의 소통과 통합 실현을 내세운 통합민주당 장기철 후보가 아닌,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복당을 다짐한 유성엽 당선자를 선택했다는 것은 민주당 공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표심으로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는 7월 6일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원기 전.국회의장이 전대위원장에 선임되었으며, 장기철 후보가 정읍지역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됨에 따라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 당직자나 고위 관계자들이 밝힌 복당 불허 방침과 맞물려 유 당선자의 복당에 적신호로 작용하고 있음도 간과돼서는 안 될 대목이다.

결국 유 당선자의 복당 의지와 관계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공천자를 제치고 당선된 6명의 호남 당선자들의 민주당 복당여부는 전당대회 이후에나 구체화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열린당 당의장 출신의 4선 정세균 의원과 구 민주당 출신의 3선 추미애 당선자간 양강 구도 속에 4선의 천정배 의원, 김효석 원내대표 등이 당 대표로 거론되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과연 누가 새로운‘민주호 수장’이 되느냐에 따라 유 당선자의 복당은 물론 2년 뒤 지방선거 공천권을 갖게 되는 정읍지역위원장도 정읍사회의 첨예한 문제인 만큼은 틀림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장기철 후보가 4.9총선 패배 후 가진 선대위 해산식에서 민주당 사수와 함께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을 대비해 지역의 책임있는 정치인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바 있으며, 김원기 전.의장이 민주세력 대통합을 위해 중앙당에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박진상 시의회의장의 황토현 동학축제 기념식 발언이 자칫‘제로섬(zero sum) 게임’이나‘올 오어 나씽(all or nothing) 게임’으로 확대 해석돼서는 안 될 것으로 본다. 정읍=김진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