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됐던 일본제품 불매운동 열기가 네 달 만에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빨라진 겨울 날씨에 대표 타깃인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점차 늘고 있고,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라졌었던 일본 맥주를 다시 진열하기 시작하고 있다.

추워진 날씨에 유니클로가 겨울상품 등을 출시하고 할인 행사를 열어 소비자들이 몇 달 전과 다르게 늘고 있고 일본 전문 음식점 등에서도 점차 손님이 모이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퇴근길, 전주의 한 유니클로 매장.
대학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 매장의 주 소비자층은 주머니가 얇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매장 내 한 커플은 플리스를 고르고 있었다.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여름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지난 8월에는 매장에 들어가는 사진을 찍어 올리는 유니클로 감시단인 유파라치(유니클로 파파라치) 때문에 소비자들은 매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렸다. 

반면 최근에는 매장 방문부터 구매까지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감지됐다.

일본에서 욱일기 디자인을 제품에 사용해 논란이 일었던 아사히 맥주도 진열대에 다시 돌아왔다. 
가격도 전과 달리 저렴하게 행사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불매운동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 브랜드들은 가을·겨울 시즌을 맞은 동시에 불매운동 소강상태의 틈을 타 마케팅 활동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도내 한 마트 관계자는 “찾는 사람이 있어서 아사히 맥주와 호로요이피치 등 일본 술을 진열했다”고 말했다.

일본 전문 음식점들도 불매 운동이 절정에 달했을 때 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전주의 한 일본 음식점 점주는 “우리는 일본제품을 쓰지 않지만 일본음식과 분위기 때문에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피해를 많이 봤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손님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이 불매운동의 열기가 점차 식어가고 있지만, 여러 단체와 도내 소상공인들은 일본의 진정성 사과가 있을 때까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을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 생활화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

지난여름 불매운동 시작부터 ‘일본 물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마트를 운영하는 김모(50·전주시 호성동)씨는 “아베총리가 한국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지 않는 이상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생각이다”며 “찾는 사람이 없으면 당연히 판매하는 사람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만행을 잊지 말고 도민 모두가 한 뜻으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