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미래 WTO 농업 관련 협상 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그동안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농업 개방 피해 보전' 차원에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자동차 등 관세문제와 관련이 있어 미국을 비롯한 국제 무역관계 상 어쩔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홍 부총리는 그렇더라도 "쌀 등 국내 농업 민감 분야 보호, 국내 농업에 영향 발생 시 피해 보전 대책 마련,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지속 추진 등 3대 정책 방향 아래 한국 농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WTO 개도국 지위 문제는 지난 7월 2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11개 나라를 지명하며  'WTO가 개도국 문제를 손봐야 한다'고 촉구했고, 이후 "WTO가 90일 안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미국 차원에서 이들 국가의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지난 25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을 이틀이나 지난 상태이다. 이에 정부는 긴급히 정책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가장 많이 볼 농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여론이 높다.

각 정당들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민주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부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변화하는 대외무역 환경과 높아진 우리의 경제적 위상과 국익을 고려한 결정으로 이해된다”, 자유한국당은 “결국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 농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농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킬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정의당은 “일국의 통상주권과 식량주권이 트럼프 노믹스의 희생물이 되어 일방적으로 포기했다”, 민주평화당은 “정부의 개도국 지위 포기 결정을 규탄한다”, 대안신당(가칭)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해도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정부의 발표를 대체적으로 비판하는 기조이다.

서울 = 이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