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가득 담은 시원한 바람이 마음을 들뜨게 하며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하는 나들이를 재촉한다.

정읍시가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가을꽃 나들이 명소를 추천한다. 지역 곳곳에서 가을을 상징하는 다양한 꽃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전국 최고의 가을 단풍을 자랑하는 정읍이지만 지금은 구절초, 꽃향유, 핑크뮬리 등 가을꽃이 만발해 단풍보다 먼저 가을을 알리고 있다.

산내면 옥정호 구절초테마공원을 찾아 은은하고 아름다운 구절초와 다채로운 프로그램의 축제를 즐겼다면 정읍시가지의 가을풍경을 만끽해 보자.

정읍천은 ‘꽃향유’의 진한 향기로 넘치고, 내장산 단풍생태공원에는 단풍과 구절초의 화려한 만남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정읍사공원은 1000여년 시간을 품은 아름다운 사랑과 어우러진 고운 분홍빛의 ‘핑크뮬리’가 만개해 가을꽃 잔칫상이 풍성하다.

# 정읍천 자전거도로 ‘꽃향유’ 자생허브 가득

단풍이 곱게 물드는 계절이 되면 단풍잎에 질세라 정읍천 자전거도로를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이며 피어나는 꽃이 있다. ‘가을의 향기’라는 꽃말을 가진 한국의 자생허브 ‘꽃향유’다.

시는 상동 어린이교통공원부터 내장산문화광장까지 자전거도로 안쪽에 여름꽃 황금달맞이꽃과 바깥쪽에 꽃향유를 심어 시민과 관광객에게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꽃향유가 무리 지어 피어 보랏빛 절정을 이룬 곳에 가을 햇살까지 더해지면 이보다 더 황홀할 수가 없다. 꽃향유는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빛깔에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를 담아 더욱 특별하다.

화려하기도 하지만 꽃무리 속에 들어가 한참 사진을 찍고 있으면 후각이 마비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진한 향기가 난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꽃향기와 꿀에 취한 벌과 나비들이 잔치를 벌인다.

꽃향유는 야생화가 거의 사라지는 늦가을까지 꽃이 핀다. 하나하나로 보면 보잘것없지만 아주 작은 꽃들이 모여 아름다운 꽃차례를 만들어 강렬한 인상을 준다.

정읍천 자전거도로 주변에 줄지어 심어진 붉게 물든 단풍나무와 조화를 이루는 꽃향유 길은 가을을 물씬 느끼며 산책하기에 적합하다.

꽃향유 향기에 빠져있는 벌과 나비들처럼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가까운 도심 속 ‘가을의 향기’를 찾아나서 보시길 바란다.

# 내장산 단풍생태공원은 또 다른 구절초 명소

정읍은 지금 구절초가 한창이다.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 잡은 제14회 구절초 꽃 축제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정읍을 방문하고 있다.

가을의 전령사인 구절초 꽃구경을 하고 싶으나 많은 인파에 치일 것이 걱정돼 망설이고 있다면 유유자적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구절초 명소를 추천한다.

시가지와 가까운 내장호 인근에 위치한 내장산 단풍생태공원이다. 이곳은 정읍시의 상징이자 소중한 자원인 내장산 단풍의 명품화를 위해 시와 내장산국립공원사무소가 4년간 6만㎡ 규모로 조성한 생태공원이다.

단풍원과 세계단풍원, 단풍터널길, 단풍분재원, 단풍동화숲 등 테마별 다양한 볼거리를 연중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며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한다. 지금은 잎이 아기 조막손처럼 작은 애기단풍이라 부르는 단풍나무 잎새마다 빨간 물이 들어 타는 듯이 곱다.

거기에 겸손함의 미덕을 뽐내듯 은은하고 온화한 구절초 향기가 공원을 꽉 채운다. 울긋불긋 수려한 단풍나무와 순백이 돋보이는 구절초가 한데 어우러져 더없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해준다.

산내면 구절초 축제장까지 방문하기 어려운 관광객들은 이곳을 찾아 웅장한 내장산과 알록달록 붉게 물든 단풍나무, 그리고 새하얀 구절초 속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해 보자.

# 정읍사공원 무장애나눔길 핑크뮬리 만개

매년 오는 가을이지만 매년 다른 가을이다. 깊어가는 가을만큼 현재 정읍사공원에는 핑크뮬리가 만개했다.

시립미술관 근처의 무장애나눔길 입구에 2800㎡의 핑크뮬리 군락이 제철을 맞아 장관을 이루고 있다. 눈부시게 화사한 핑크뮬리가 핑크빛 융단처럼 펼쳐져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핑크뮬리는 10월 초순부터 피어나기 시작해 11월 초까지 분홍 물결을 이룬다. 핑크뮬리와 뒤편으로 보이는 아양 사랑숲, 그리고 하늘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선사한다.

햇살이 강해질수록 꽃은 더욱 화려한 빛을 발산하고 더욱더 멋진 광경을 만든다. 연인과 가족들이 인증샷을 남기며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핑크뮬리는 라틴어로 ‘모발 같은’이라는 뜻을 지닌 서양 억새로, 미국 서부와 중부 등 따뜻한 지역의 평야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분홍억새, 분홍쥐꼬리새, 헤어리온뮬리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핑크률리의 분홍빛 물결을 배경 삼아 인생사진 찍으며 나만의 가을 영화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바쁘게만 돌아가는 생활이지만 잠시 멈추고 짧은 가을이 떠나기 전에 한 폭의 가을풍경 속 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읍=김진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