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섬유 관찰하는 관계자 29일 효성 탄소섬유 전주공장에서 이상운 효성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탄소섬유 투자계획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백병배기자

29일 오전 10시, 전북도 출입기자단을 태운 미니버스가 전북도청사를 빠져나가 전주시 팔복동으로 향했다. 15분 정도 달리자 미니버스는 전주 첨단복합산업단지 내 18만2000㎡ 면적으로 조성된 ㈜효성첨단소재 탄산섬유 공장 마당에 멈춰 섰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탄소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로 그 곳이다.

총 1조 원 규모의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 행사로 북적이던 그 때와는 달리 공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그럼에도 정말 첨단기술을 다루는 업체에 방문했다는 기분이 든 건 다름아닌 스티커 때문이었다. 사전에 기자단에 공지된 대로 공장 보안 규정에 따르기 위해 모든 방문자들은 휴대전화의 모든 카메라에 영어로 효성이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여야했다.

▲ 사전에 기자단에 공지된 대로 공장 보안 규정에 따르기 위해 모든 방문자들은 휴대전화의 모든 카메라에 영어로 효성이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여야했다. 사진은 카메라를 스티커로 가린 한 기자의 휴대폰. 이 스티커를 붙인 것을 확인 받은 후에야 출입용 카드 목걸이를 받을 수 있었다.

외부에 나 있는 계단을 통해 공장 2층으로 올라가자 대회의실에 기자간담회장이 마련 돼 있었다. 이상운 부회장의 발표로 고성능 탄소섬유를 국내에서 최초 개발한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가 소개됐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박전진 공장장은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탄소섬유의 특징과 공정, 향후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박 공장장은 “구미에 있는 도레이 공장은 프랑스 등 해외에서 수입해온 원료(프리커서)를 고온 열처리를 통해 탄소섬유를 만들고 있다”면서 “그와 달리 이 곳에서는 탄소섬유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커서 공정부터 탄화 공정까지 전체가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설명이 끝난 뒤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 기자단은 몇 번이나 ‘마지막 질문, 진짜 마지막 질문’을 외쳐가며 평소 궁금했던 사항들에 대한 답을 얻었다.

아래층으로 내려가 전체 공정의 역순을 따라 공장 내부 탄소섬유 생산현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얗던 실타래(프리커서)가 일련의 과정을 거쳐 철보다 10배 강한 까만 실타래(탄소섬유)로 탄생되는 비밀을 엿 볼 수 있다는 기대로 괜히 마음이 두근댔다.

상품이 출하되기 전 마지막 관문인 보관 창고를 지나 내부로 들어섰다. 진지한 얼굴을 한 공장 직원이 한 뭉치 당 6㎏인 탄소섬유를 꼼꼼히 검수하고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렸다. 이 탄소섬유는 ‘효성’ 마크가 박힌 투명한 비닐에 바코드와 함께 포장됐다.

끝으로 현재 연간 2000톤 규모를 생산하고 있는 제1생산 라인 옆으로 나란히 들어설 2라인 공장 증설 예정지를 방문했다. 이미 공사가 시작 돼 골조가 세워지고 있었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총 1조 원 투자로 10개 라인까지 확대, 연간 2만400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2라인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내내 효성 임직원들의 눈빛에서는 ‘의지’가 보였다. 전북을 제조업 르네상스의 전진기지로 발전시키겠다는 효성의 의지가 실질적인 퀀텀점프(대약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짝’의 관심이 아닌 지속적인 민·관 협력이 절실할 것이다.
이지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