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상황에 놓였다. 진보교육감의 대표주자로 과감한 개혁드라이브 강공을 펼쳐왔지만, 부당하게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이 지난 25일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청렴과 반부패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

김 교육감측은 이번 판결을 수용하기 힘들어하는 모양새이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의 선고는 뼈아픈 타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김 교육감 스스로도 감내하기 힘든 부분일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김 교육감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다음날 바로 찾아왔다. 전국적인 관심과 많은 논란 속에서 강하게 추진했던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도 지난 26일 교육부가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교육부의 동의가 예상됐지만, 교육부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을 자사고 재지정평가의 정량지표에 반영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동안 상산고측이 재량권 남용이라며 문제삼았던 부분이었다. 헌법학자 출신인 김 교육감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 교육감은 교육부가 부동의 할 경우 권한쟁의심판 등을 청구할 계획을 일찌감치 밝힌 상황이어서 논란은 지속될 것이다.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과정에서 김 교육감은 많은 공격과 비판을 받아왔다.

바른미래당 전북도당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존치를 원하는 목소리가 더 높게 나왔다. 여론조사 결과가 모든 의견을 대변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 교육감에게 7월은 안팎으로 힘든 시간이 아닌가 싶다.

자사고 폐지의 필요성에 대해 지역민들의 사전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던 것 같다. 명문고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은 자율형 사립고인 상산고의 존치에 대해 상당수 도민들은 막연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자사고의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부족한 측면도 많았다. 김 교육감을 비판하는 진영에게 빌미도 상당부분 부여됐다. 상산고는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79.61점을 받아 0.39점 차로 기준점수(80점)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른 지역은 기준점수가 70점이다. 형평성논란을 교육청 스스로가 초래했고, 고작 0.39점으로 탈락시키면서 합리적인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전북교육이 또 한 번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인의 소신과 철학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도 리더의 덕목이지만, 함께 공유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좀더 숙의과정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사태는 결과적으로 상처뿐인 논란으로 종식될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