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이 날로 심화되고 있어 걱정부터 앞선다. 10대 청소년들이 70대 후반의 경비원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수위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북에서도 전주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 소년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특히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은 성인과 같은 수준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감정적인 대응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사회적 공감대 형성 속에서 달라진 세태변화에 따른 관련법에 대한 손질이 필요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성인과 같은 형법상 처벌을 요구하는데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정체성 확립이 이뤄지지 않은 미성년자를 성인과 동일기준선상에 형법상 처벌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의 시작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같은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에 대해 침묵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

형법상 처벌수위가 낮다는 점을 악용하는 청소년 범죄도 빈번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민적 정서에 법의 수위가 고무줄처럼 달라지는 것은 그 또한 위험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전통적 인식과 관습적 상황에서 만들어진 법과 현재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청소년 등 미성년자에 대한 소년법 등의 개정 필요성이 일정부분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그 보다 앞서 교육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우리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개선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우선 공교육이 제자리를 차츰 잃어가면서 나타는 부작용의 연장선상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인권의 중요성은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학생들이 이 같은 학생인권보호 강화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편의주의로 해석하는 점도 생각해 볼 문제이다.

학생들에게 매 맞는 교원이 매년 적지 않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가 최근에는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학생이 수업분위기를 흐리고, 교사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더라도, 학생인권과 이후 불필요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무시하는 교사들도 많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다. 정체성 확립 단계의 청소년들 중 이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칫 방임과 일탈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 등 미성년자 범죄 증가와 잔혹성이 더해지는 것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사회와 제도적, 시스템적인 문제점에서부터 출발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