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철거가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는 원인으로 부실한 관리·감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철거 현장을 관리·감독해야할 해당 기관 감독자부터 안전수칙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석면철거 작업장은 3개 부처가 철거 면적별로 나눠 관리·감독을 하고 있다. 800㎡ 이하는 교육부(48개교), 800~2000㎡는 환경부(61개교), 2000㎡ 이상은 고용노동부(30개교)가 감독을 한다.

이중 석면철거 위법 사안이 있을 때 사법처리를 할 수 있는 것은 고용노동부로, 해당 업무의 주 부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전에는 이 업무를 고용노동부에서 전담했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담당자의 경우 본지에서 지적한 비닐두께 등 세부적인 작업수칙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더구나 유명무실한 샤워실 실태에 대해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 하는 것은 대기질 측정 시 1% 이상 석면이 검출되면 사법처리 하는 것이고 안전수칙 등은 권고사항일 뿐 제지할 수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는 담당자가 해당 업무 외에도 산업재해 전반에 대한 많은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부서 책임자의 설명이다.

또한 해당 부서원들이 업무협조를 한다 해도 몇 명이서 짧은 방학기간동안 동시에 진행되는 석면철거 학교 수십 곳을 일일이 관리·감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전북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업무 협조를 하는 부서원이 있지만 실제로는 석면철거 업무 담당자는 본인뿐이라는 것.

이에 그는 “더구나 해당부서에 발령받은 게 이달 초라서 업무 파악하기도 짧은 시간”이라며, “최대한 시간을 내서 현장을 다녀보려고 하지만 세세하게 감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현장을 다녀 보면 감독자들은 신고가 들어갔을 때만 감독을 나오는 것 같다”면서 “또한 학교 석면철거는 방학동안에 작업이 완료돼야 해서 짧은 작업시간도 부실한 철거를 유발하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여름방학동안 전국 1226개 학교에서 석면철거가 이루어졌는데 이중 410개 학교에서 공사후 교실 등에서 석면잔재가 발견됐다. 이러한 사실은 경기도 과천의 관문초등학교에서 엉터리 석면철거가 확인돼 학부모들의 지적으로 2주 가량 개학이 연기되는 파행을 통해 전국적인 이슈화가 됐고 국무총리의 특별지시로 관계부처 합동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 조사는 이미 개학을 한 후에 진행된 것이어서 수십만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우려돼 큰 충격을 주었다. 또한 육안으로 석면조각을 확인하는 수준의 조사여서 나머지 석면조각이 검출되지 않은 학교라도 실제로는 석면먼지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사실상 거의 대부분의 석면철거 학교에서 석면오염이 발생했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