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39개 학교에서 진행중인 석면철거가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논란이다. 또한 이에 대한 원인으로 석면철거 업체 난립과 하도급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 전북에 등록된 석면철거 업체는 330개로 경기도 180개에 비해 난립된 상황이다. 이는 석면철거 업체 등록기준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도내 한 석면철거업체 관계자는 “장비를 갖추고 교육만 받으면 되는 기준으로 비교적 쉽게 등록 업체가 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도내에 개인업자들도 많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업체가 난립되다 보니 입찰시 출혈 경쟁을 하게 되고 입찰 단가가 낮아지니 철거 작업이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게다가 하도급 문제도 심각하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 따르면 석면철거의 경우 하도급은 불법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입찰만 받고 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석면철거 업체 등록이 쉽다보니 전혀 다른 업을 하는 사람들이 일단 등록만 해놓고 입찰을 받으면 하도급을 주는 일이 많다”며, “심한 경우 사업비의 반을 수수료로 가져가기도 해 부실한 철거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 업자가 등록업체 여러 개를 가지고 입찰시 일단 여러 업체로 응찰해 낙찰만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등록업체들의 전문성도 의심이 된다는 게 환경단체 측의 설명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등록기준이 낮아 업체가 난립되고 낙찰 받으면 하도급을 줘 수수료만 챙기겠다는 업체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이 때문에 인건비와 자재비 등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철거 작업은 부실해 질 수 밖에 없고 현장 작업자들이 안전수칙조차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작업 현장에서는 구조물을 때려서 천장재를 철거 하거나 기준치보다 얇은 비닐로 보양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실제 이용할 수 없고 이용하지도 않는 샤워실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지역의 환경단체와 학부모 및 교사단체가 참여하는 명예 감리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게 현장 감시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학교내 석면철거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교육부, 환경부, 노동부 등 중앙정부의 관계부처, 지역 교육청, 해당학교 뿐만 아니라 전교조 및 학부모 모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석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백석면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석면이 인체노출시 폐암, 악성중피종암,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된 백석면은 WHO, ILO, EPA 등에서 1980년대부터 사용을 금지하도록 권고해온 1급 발암물질로 한국에서는 2007년부터 석면시멘트 제품의 사용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