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교에서 석면 철거가 진행중인 가운데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3월까지 방학기간동안 139개 학교에서 석면을 철거하고 있다.

최근 전북환경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해 여름방학기간에 전북 148개 학교에서 석면철거가 이뤄졌는데, 이중 30개 학교에서 공사 후 교실에서 석면 잔재가 발견되는 등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이에 본지 취재결과 석면철거 현장에서 안전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안전보건법 석면해체·제거 작업지침에 따르면 작업장 밀폐를 위해 바닥 비닐시트는 두께가 0.15mm이상 2겹을 사용해야 한다. 또 벽은 두께 0.15mm이상 폴리에틸렌 필름시트를 이용해 밀폐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기준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면 비닐 두께가 0.15mm보다 얇은 0.08mm를 사용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고, 바닥의 경우 작업 중 찢어질 수 있어 2겹을 깔아야 하지만 한겹만 깔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 교실의 경우 석면 천장재를 제거하는 작업이 대부분인데, 이를 볼트를 풀어 하나씩 해체하지 않고 천장재를 고정 시켜놓은 구조물을 때려서 바닥에 떨어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천장재가 바닥에 떨어지며 깔아놓은 비닐이 찢어질 수도 있고 분진이 날리기 마련이다. 이는 작업 시간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샤워실 또한 실제 이용할 수 없게 형식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도 문제다. 석면철거 현장 출입구에는 갱의실, 샤워실, 탈의실 구조로 만들어 작업자들이 나갈 때 작업장의 석면 분진이 밖으로 분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샤워를 하고 나가는 근로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석면철거를 하는 한 근로자는 “샤워실이 있기는 한데 비닐로 대충 만들어 형식만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이 추운 겨울에 누가 거기에서 샤워를 하겠냐”고 말했다.

이밖에 석면철거 작업장은 음압기를 이용해 압력을 낮춰 분진이 외부로 못나가게 해야 하고 물이나 습윤제를 이용해 습식으로 작업을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최근 “석면철거가 엉터리로 진행이 되면 학교 내부는 물론이고 인근 지역사회까지 석면에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철저한 현장 감시와 오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역의 환경단체와 학부모 및 교사단체가 참여하는 명예 감리제도를 도입하고 이들에게 현장 감시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학교내 석면철거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교육부, 환경부, 노동부 등 중앙정부의 관계부처, 지역 교육청, 해당학교 뿐만 아니라 전교조 및 학부모 모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감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