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산림치유의 메카로 기대되는 ‘국립 지덕권 산림치유원’이 드디어 우리 지역 진안군 백운면 덕태산 일원에 들어서게 되었다.

최근 산업화 및 도시화로 인한 환경성 질환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산림치유가 국내외적으로 높아지는 현실에 부응하기 위해, 2013년 대통령 지역공약 사업으로 추진한지 딱 5년 만에 얻은 결실이라 기쁨이 배가되지 않나 싶다.

사실 국립 지덕권 산림치유원 조성사업은 국비 826억원, 지방비 162억원 등 988억원 규모의 국가사업으로 2014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심사를 우수하게 통과하여 바로 조성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15년 기획재정부는 갑자기 국고보조사업(매칭 5:5) 조성 후 지자체 100% 운영이라는 공립화를 주장하며 국가사업을 반대하는 바람에 사업은 벽에 부딪쳤다.

당황스러웠다. 사업비는 고사하고 매년 3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권인 전북도와 진안군에 떠넘긴 기획재정부의 태도에 당혹감을 넘어서 강한 실망과 함께 분노가 일었다.

이미 조성 중이던 경북 영주의 백두대간 산림치유원은 지방비 부담 없이 1,480억원을 전액 국비로 추진하던 터라 형평성 문제에 고질적인 지역차별까지 불거지며 3년간 표류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지역사업이 아니라 대통령공약사업의 하나로 전북발전은 물론 소외되고 상처받은 전북의 자존심 회복이라는 커다란 의미까지 더해진 중요한 국가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는 일방적인 기획재정부의 공립화 주장에 반박 논리를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반박 논리로 기획재정부, 산림청, 국회 및 정치인들을 찾아 국가사업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무려 300회가 넘게 서울·세종 등 전국을 누비는 동안 가지고 다니던 가방끈은 끊어지고 신발은 닳아 헤질 정도였다. 거리로 치면 12,000㎞를 달린 것으로 지구 3바퀴를 돌은 셈이다.

여기에 도지사, 국회의원, 언론인, 진안군수, 백운면 주민 한사람까지 도민 모두가 하나 되어 국가사업 추진을 주장하며 의지를 다졌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전라북도의 노력은 결실을 맺게 됐다.

도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염원했던 지덕권 산림치유원이 국가사업으로 확정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도민의 힘으로 일구어낸 국립 지덕권 산림치유원은 2018~22년까지 5년간 827억원을 들여 전체 617㏊를 핵심시설·연구개발·산림숙박·산림치유 등 4개 지구로 나누어 개발된다.

통합의학의 관점에서 조성·운영되는 국토 동남권역(경북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과는 차별화되어 한의학 관점에서 조성·운영된다.

주변에 조성된 진안홍삼한방클러스터와 연계하여 향후 한방 자연치유 분야의 인력양성 및 치유산업 발전의 거점지역으로서 선두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2022년 개장과 함께 운영·관리를 위한 많은 전문 인력이 지역에 유입되고, 산림치유원 운영이 활성화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산림치유의 효과는 이미 선진국에서 입증되었다.

독일·일본의 경우 아토피, 스트레스, 우울증 등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오래전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 또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지리산·덕유산을 중심으로 한방의학적으로 조성되는 국립 지덕권 산림치유원이 호남권 산림치유의 메카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

신현승 전북도 환경녹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