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발전된 IT기술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을 하고, 공연 등을 예매하며, 외출 중 집안의 보일러 가동까지 할 수 있다. 한편 올해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현으로 이제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계좌개설은 물론 대출업무까지도 가능하다.

이렇게 모바일 기기를 통해 대부분 일상의 활동이 가능해진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으로 인한 ‘대기시간 감축’이다. 이러한 모바일시대의 편리함이 선거에 도입된다면 어떨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3년부터 KT와 사회공헌사업 형태로 편리성·투명성·보안성 등을 갖춘 전자투표시스템을 개발하였고, 현재는 정당의 당내경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각종 기관·단체 및 공동주택 등 민간선거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른바 온라인투표시스템(k-voting system)이 그것이다.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 선거인이 선거일 지정된 투표소에 직접 가야하는 번거로움 없이 자신의 휴대전화(또는 PC)를 활용하여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투표시스템은 사용방법도 간단하다.

선거관리 담당자(공동주택 대표자 등)가 구성원들의 동의하에 온라인투표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이용신청을 하고 선거과정을 개설하면 구성원(선거인)들은 자신의 휴대전화 또는 이메일로 후보자에 관한 정보 또는(의결안건 등)를 제공받게 되고 본인인증과정을 거쳐 투표를 할 수 있다.

개표 역시 유권자의 투표에 관한 비밀유지 등 보안성이 유지되는 가운데 투표 종료 후 지체없이 자동 집계되므로 기존의 수개표에 의한 개표 방법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개표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온라인투표시스템은 기존의 지정된 투표소에서의 종이투표 방식에 비하여 선거관리 과정이 용이하고 투명하며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획기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도내 한 공동주택의 경우 입주자 대표자 등 임원선거나 공동주택관리규약 개정에 관한 찬반투표 등 2017년 10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이용하였다.

공동주택 관리소장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파트 입주자들이 아침에 출근해 저녁 늦게 귀가 하는 경우가 많아 낮은 투표율로 선출된 입주자 대표에 대한 대표성을 둘러싼 논란 발생 및 방문투표 실시로 인한 부정선거 의혹 등이 종종 있었지만 온라인투표시스템 도입이후 이러한 잡음들이 사라졌다. 그래서 입주자 대표선거 뿐만 아니라 아파트 내부의 의사결정과정에 까지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시민의식이 날로 성장하면서 국가·지방자치단체의 공직선거는 물론 각종 정책의 결정·시행 과정에서 시민들이 주권자로서 능동적인 참여와 다양한 활동을 통하여 민주주의의 가치와 의미가 더욱 고양되고 있다.

민주주의의 성장과 발전은 반드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라는 커다란 공적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우리 생활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하나하나 실천됨으로써 그 뿌리가 더욱 굳건히 됨을 상기한다면 아파트 입주자 대표자 선출 등 우리 생활 주변의 크고 작은 공동체 단위의 선거 및 의사결정 과정에 온라인투표시스템이 적극 활용되어 보다 많은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더욱 알차고 풍성해 지기를 기대해본다.

박진택 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