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청년들이 군에 입영하게 되면 한마음으로 그들이 군에 잘 적응하기를, 좋은 선임과 동기를 만나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필자는 병무청에 몸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군에 입영하는 청년을 실제로 만나게 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한명 한명이 소중한 한 부모의 자녀이고 이웃이고 형제라는 사실이 새삼스레 가슴을 뜨겁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영 현장에서 만나는 그들의 얼굴이 분명 진정 두렵고 떨리는 것일진데, 그것을 이기고 굳건하게 국방의 의무를 지켜내려는 의지를 담고 있음에 또다시 감동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에는 어두운 역사의 굴곡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묵묵히 자신의 의무를 다한 국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중에 국방의 의무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필자는 최근 이들과는 또 다른 참으로 당차고 씩씩한 청년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바로 지난해부터 병무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슈퍼 굳건이 만들기 프로젝트”사업을 통하여 스스로 병역을 이행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청년들이다.

이 사업은 현역으로 입영하고 싶으나 병역판정검사에서 시력, 체중 등의 사유로 신체등급 4급 또는 5급 판정을 받은 사람이 현역으로 복무하기 위하여 병무청과 협약을 맺은 후원기관에서 무료 치료를 지원받은 후 병역판정검사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병무청에서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소속 병원, 안과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증진센터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자진 병역이행희망자들에게 무료 치료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90명이 현역병 입영을 위해 시력교정시술을 신청하거나 체중조절에 도전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묵묵히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이 나라의 청년들이 있기에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내일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시간이 흘러 군에 입영했던 조금은 어설퍼 보였던 청년들이 듬직한 굳건이가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아들이 군에 다녀온 후 더 씩씩해지고 믿음직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병무청 직원으로서 마음이 뿌듯해진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이 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일생을 되돌아보며 마지막으로 남긴 일기의 한 구절이다. 대한민국과 현대사를 함께했던 그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그토록 힘겹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절망으로 얼룩진 인생이었지만, 그러할지라도 인생은 참으로 생각할수록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항상 머물러 있는 듯, 지지부진하여 도무지 발전하지 않을 것 같이 느껴지는 역사도 결국은 강물이 소리 없이 산천을 휘감아 돌아 흘러, 어느덧 거대한 바다에 이르듯 희망을 향하여 계속 발전해 간다는 깨달음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우리나라의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이 땅의 청년들에게 “국방의 의무를 다한 그대들의 인생은 참으로 아름답고, 아름다운 그대들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역사는 앞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끝으로 지금도 최일선에서 묵묵히 땀 흘리고 있을 청춘들에게 힘찬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김용학 전북지방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