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의 격차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흙수저, 금수저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사람들은 공정사회에 대한 열망이 높다. 하지만 요즘 어떠한가.

우리는 가진 자의 횡포를 심심치 않게 언론 등을 통해 접한다. 그럴 때마다 국민은 가진 자의 몰지각한 행태에 대해 울분을 토해낸다.

이는 다만 사회에서 일어난 일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에서도 불특정 다수인 국민을 대상으로 행정이 이뤄진다. 따라서 기관에서 공정하지 못한 행정을 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국민은 커다란 실망과 함께 더는 그 기관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모든 기관에서는 ‘공정’을 근간에 두고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필자가 몸담은 병무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병역’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책무이다.

하지만 의무 성격상 신체 자유가 제약받는 등 어려움이 있는 경우, 국민의 공감대 형성 등 이해할 수 있는 때에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공정한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공정사회의 근간인 공정한 병역이행을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병역을 면탈하려거나 기피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더 엄격한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며, 비난이 쏟아진다. 이는 병역이행의 공정성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무청에서는 병역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첫째, 정확하고 투명한 신체검사 절차와 병역판정의 공정성 확보이다.

이를 위해 병무청에서는 매해 신체검사 규정을 강화하고 있으며, 병역판정검사 시스템을 전산화하여 엄정한 병역처분을 하고 있다. 또한, 재병역판정검사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재병역판정검사’란 현역이나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처분을 받은 사람이 다음 해부터 4년이 되는 해의 12월말까지 입영 또는 소집되지 않은 경우에는 5년이 되는 해에 다시 신체검사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둘째,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을 면탈하려는 시도가 통하지 않도록 예방활동 강화이다.

병무청에서는 2012년부터 특별사법경찰권을 확보해 병역면탈시도를 근원부터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병무청 특별사법경찰들은 병역기피·감면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 행위에 대해 예방·단속과 함께 병역판정검사, 재병역판정검사 시 대리수검 행위도 단속하고 있다.

이처럼 병무청에서는 병역면탈 범죄단속과 예방 활동을 통해 병역이행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셋째, 병역이행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다. 이는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사람이 자긍심을 갖고 생활함으로써 긍정적인 병역이행 문화를 정착하기 위함이다.

이 목적으로 병무청에서는‘병역명문가(3대 가족 모두 현역 복무를 마친 가문)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병무청에서는 매년 병역명문가문을 선정해 병역명문가 인증서(패)를 수여하고 있다.

또한, 관계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각종 의료비, 문화시설 이용료 등에 대해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우대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렇게 병무청에서는 공정한 병역이행을 확립하기 위해 여러 정책·제도를 도입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정이란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모든 사람에게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각자의 몫에 맞게 공평하게 이뤄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더불어 병무청에서도 병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공정하고 건강한 병역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김용학 전북지방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