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 국정농단과 대기업 갈취의 공범이 됐다.

현직 대통령이 형사피의자가 된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최순실ㆍ안종범ㆍ정호성씨 등의 공소장에 ‘대통령과 공모하여’라고 적시하면서 박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임을 분명히 했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 출연금을 기업들로부터 ‘강제모금’한 것과, 청와대 비밀 문건이 최순실에게 유출된 것 등, 그간 알려진 각종 범죄행위가 박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른 것이었고, 가담한 공모범죄라고 봤다. 그러면서 검찰은 “박 대통령의 혐의가 99% 입증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청와대의 방해로 대통령을 조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공소장을 쓸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혐의가 명백하다는 반증이 된다.

이에 청와대 대변인과 대통령 변호인은 “박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재된 부분은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상상과 추측으로 만든 환상의 집(공소사실), 사상누각(沙上樓閣)처럼 허물어질 것”이라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반발했다. 아울러 “검찰의 직접 조사협조 요청에는 일체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반하장이고 매우 도발적인 반응이다.

과연 청와대는 지금의 검찰 수사를 못 믿겠다는 것인가?

검찰이 밥 먹고 할일 없어 대통령이 범죄가 있다고 공표 하겠는가? 대통령은 검찰총장부터 모든 검사의 임명권을 갖고 있다. 자기가 임명한 검찰은 못 믿고 야당이 추천한 특검은 중립적이라고 했다. 참 웃기는 생각이다.

앞으로 야당이 추천하게 될 특검은 지금의 검찰보다 더 강력한 고강도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럼에도 검찰 수사결과에 불만을 품고 격노하는 모습은 지극히 시간 끌기 작전이다. 국가의 운명이나 국민의 안녕이야 어떻든 자신의 임기만 끝까지 채우면 된다는 꼼수 아닌가.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자신이 임명한 검찰의 공식 수사 결과까지 무시하며 나라를 혼란과 분열의 수렁으로 끌고 가는 것인가.

촛불 민심의 퇴진 요구를 한사코 거부하더니, 검찰 조사도 거부하고 검찰수사 결과까지 부인했다. 이는 국민을 우롱하고 깔보는 행위다.

지난 4년간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지켜본 상당수 국민들은 심한 허탈감에 빠져 있다.

대통령으로서의 제 역할을 못한 것이다. 최순실의 도움을 받아 국정을 운영했다고 봐야 할 정도다. 그런 무능한 대통령을 뒀다는 게 부끄럽다.

대통령이 최순실 일당과 한 몸이 돼 국가권력을 사적으로 농단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국가적 범죄의‘주범’으로 못 박힌 이상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더 이상 국정을 운영할 능력을 상실했다. 박 대통령이 버티면 버틸수록 정국 수습은 더디고 국정 공백과 혼란은 가중될 뿐이다.

이런 와중에 제1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결단(퇴진)을 내려준다면 대통령이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하고,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마치 자신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듯한 발언이다. 촛불민심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결국 박 대통령의 퇴임을 보장해 준다니, 이게 말이나 될 소린가?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박 대통령 퇴진 후 반드시 구속 처벌해야 된다는 여론이 비등한 마당에 가당찮은 소리를 내뱉고 있으니 황당하기까지 하다.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는 계속될 것이다. 특검과 국정조사가 남아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피의자로 입건된 만큼 최순실 일당의 모든 수사 자료를 특검에 넘길때까지 수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야3당은 대통령 탄핵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탄핵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는 헌법이 규정한 탄핵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

모든 논란의 근원은 자신의 범죄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박 대통령의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이 국정을 올바르게 이끌었다면 이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신세가 어떻게 될지 국민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신영규 월간 수필과 비평 홍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