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당선이 확정되자 언론에서는 지난 2010년 미국을 방문한 이춘희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장이 당시 트럼프 회장을 만났을 때 “새만금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점과 2011년 ‘새만금 국제포럼’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새만금개발은 동북아의 경제 중심지로 잠재력이 높은 매력적인 사업이다”라고 평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뿐인가?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글로벌 자유무역의 중심지.’ 지난 2014년 정부에서 발표한 「새만금 기본계획」에 새만금사업의 비전으로 제시된 문구들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새만금을 초국적 경제협력 특구와 탈규제·인센티브 특화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만 보면 새만금 개발에 훈풍이 기대된다.

그런데 지금의 새만금을 보자. 새만금은 지난 91년 방조제 착공 이후 25년 동안 내부개발과 민자유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터덕거리고 있다. 새만금이 제대로 개발되려면 기업입장에서 매력적인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 타 지역과 유사한 상황이라 해도 수도권과의 거리, 물속에 잠겨있는 토지 등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리한 상황에서 새만금의 속도감 있는 개발을 위해서는 특단의 투자유치제도 도입으로 「글로벌 경제특구」 위상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투자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제거해 나가고 투자활성화를 위한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먼저 국내기업도 외국기업과 차별없는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외국기업이 투자지를 찾을 때 국내기업 유치 여부도 검토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기업도 관심을 두지 않는 지역에 외국기업이 선도적으로 투자를 결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우선 국내기업이 먼저 투자될 수 있도록 외국기업수준의 현금지원, 조세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국내기업에도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글로벌 경제특구에 걸맞은 규제완화를 도입하여야 한다. 고용완화, 통관절차 간소화 등 투자여건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다 보면 부처는 기존 사례나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새만금은 정부에서 국내 유일의 한·중 FTA 산업협력단지로 지정하고 규제특례지역, 규제프리존화 등을 발표한,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경제특구로 조성을 목표로 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사업지역에 타지역과 형평성이나 기존 법령을 기준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서 과연 정부가 계획한 ‘규제가 최소화 된 특구’로 조성이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셋째,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여건 마련도 시급하다. 새만금 기본계획상 산업연구용지, 관광레저용지, 국제협력용지 등은 민간이 직접 용지를 매립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수면을 매립해야 하는 만큼 위험요인이 큰 용지매립을 민간이 참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 개발, 공영개발 방식 도입 등을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기본계획에 명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2020년까지 필요 최소한의 SOC가 구축되어 민간 투자자에게 정부 계획에 대한 신뢰를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 도민들은 큰 기대만큼이나 늘 불안한 눈으로 새만금을 지켜보았고 25년의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국책사업인 새만금의 성공적 개발을 위해서는 도민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에서 강력한 추진의지를 가지고 특단의 제도개선과 내부개발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인 새만금의 성공은 담보될 수 없을 것이다.

불확실한 국내외 현 상황에서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만금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진홍 전북도 정무부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