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KCC이지스가 또 다시 불거진 연고지 이전설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근거 없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오히려 팬들은 고질적인 낡은 ‘실내체육관’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 전주시의 책임을 묻고 나섰다.

전주KCC이지스구단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한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수원시가 KCC농구단에 연고지 이전을 제안했다”고 발언하면서 급속도로 연고지 이전 루머가 퍼졌다. 당시 KCC이지스구단은 언론을 통해 수원시에서 이전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으나 연고지 이전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KCC이지스 팬들은 구단 홈페이지와 팬카페 등에 연고지 이전에 대한 항의를 계속하고 있다. 급기야 3일 전주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전주KCC이지스가 수원KCC이지스가 되는 것이 누구 탓이냐?”며 전주시의 책임을 묻는 글까지 등장했다. 전주시에게 KCC농구단 이전을 막아달라는 글도 이어졌다.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글들은 하나 같이 KCC농구단이 이번 시즌 우승에 기뻐해야 할 때 이런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성토하고 있었다. 특히 전임 김완주 시장이 KCC농구단이 우승할 경우 미국 NBA에 버금가는 경기장을 지어주겠다고 공언한 것을 언급하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게시판을 통해 최모씨는 “현재 전주실내체육관은 노후화가 심해 비단 이런 이슈와 맞물리지 않더라도 신축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지금이라도 KCC, 전라북도, 전주시 등이 합심해 수원 신축 경기장 못지않은 시설을 건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에 사는 김모(34)씨는 “KCC농구단 경기가 있을 때 전주시장이나 전주시 관계자들이 일반석에 앉아 경기를 관전하면 왜 팬들이 이런 불만을 쏟아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며 “노후화된 경기시설이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오래된 체육관의 안전문제에 대해 전주시가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KCC이지스농구단 관계자는 “플리이오프를 앞두고 또 다시 연고지 이전설이 불거져 당혹스럽지만 이는 사실 무근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팬들의 경기시설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전주시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고 전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구단 측에 확인 결과 연고지 이전은 팬들의 기우에 불과하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이 끝나는데로 구단 측과 만나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이전설을 일축했다. 실내체육관 개선에 대해서는 “체육관이 오래돼 지속적으로 시설유지 등 관리를 하고 있으나 예산 등 여건이 갖춰지지 못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체육관을 신축할 수 없어 장기적으로 종합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최홍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