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쇼 중 한 장면

지난달 30일 전주역 광장에서는 이색 패션쇼가 열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드는 이날 행사는 바로 환경문화조직위(위원장 김승중)가 환경의 날을 기념해 마련한 전국 최초 독도사랑 케이크 만들기와 아러스나인(otters9) 패션뷰티쇼였다.

김성주 국회의원의 개회 선언으로 막을 올린 이날 행사에서는 양일규 새만금지방환경청장과 한준수 전북도 환경녹지 국장, 유광찬 전 전주교대총장, 임성곤 서예가 등이 참여해 독도사랑 케이크를 만들었다.

독도사랑 케이크는 1919년 독립선언 33인을 기념해 지역의 명사 33인이 직접 만들어 이날 선발한 어린이독도 수비대 33명에게 수여됐다.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씨의 축하공연과 전북서가협회의 서예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아러스나인(otters9) 패션뷰티쇼는 헌 옷을 재활용하는 리폼 패션쇼로 환경을 생각하는 패션쇼다.

아러스(otters)는 수달의 영어명으로 환경을 보호해 천연기념물 330호인 전주의 도심 하천에 사는 수달이 9마리까지 잘 살 수 있는 생태도시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 패션쇼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연령불문, 다문화가정, 새터민, 장애인 등 공모를 통해 뽑은 60여명의 시민과 명사 7명이 무대에 올라 각자 개성을 뽐냈다.

이들은 지난 1월 선발돼 각각 전국의 패션학과와 의상디자이너, 헤어메이크업 디자이너 등과 매칭돼 이날 무대를 위해 땀방울을 흘렸다.

모델들을 다양하게 선발하다보니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78세로 최고령이자 부부가 참가한 김용구, 신지영 어르신은 남편이 먼저 도전해 연습하던 중 결원이 생기자 부인을 추천한 경우였다.

패션쇼를 마친 어르신들은 “이런 경험을 갖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또 남매가 함께 참가한 권율, 권서진 팀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했다. 대회 내규 상 연속으로 참여할 수 없지만 암 투병 중인 할머니가 아이들이 무대에 선 걸 보고 무척 기뻐하며 힘을 얻으셨다는 사연 때문에 선발됐다.

전북대, 전주대, 원광대, 기전대, 근영여고 등 10개팀이 겨룬 대회의 심사는 이선구 전 예원대 총장과 기전대 권태신, 지주원 교수, 전주대 서상우 교수, 원광대 최정 교수 등이 맡았다. 심사 결과는 6월 3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회를 개최하는 환경문화조직위는 20년 동안 환경운동을 해왔으며 환경운동에 문화를 접목시켜 시민과 함께 보고, 듣고, 즐기고, 참여하는 공동체 문화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김승중 위원장 미니 인터뷰

이번 대회가 9회 째인데 대회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0여년 넘게 환경운동을 하면서 아나바다 운동 등에 관여하다 보니 재활용 의류들의 가치가 낮게만 평가돼 있었다. 재활용 의류는 샀다가도 금방 쉽게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재활용 의류에도 리폼을 통해 가치를 재창조하자는 생각이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무대에 서는데?
-초기에는 연령 제한이 있었다. 그러다가 실버 세대를 배제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령 제한을 없애자 그럼 다문화는? 새터민은? 장애인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결국은 모두를 포용하는 길일 택했다.

명사 모델들도 눈에 띠는데?
-명사 모델들은 이 대회를 아낌없이 후원하는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그 분들은 환경사랑이라는 이 행사의 취지를 이해하고 기꺼이 무대에 서는 것도 모자라 장학금 지원을 위해 기부금까지 쾌척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9년 동안 이끌어 오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모두 감사드리며 더욱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대회를 발전시켜가겠다.
박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