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금 지원 신청사업 위주로

 문예진흥기금의 집행이 그저 행사를 치르는 정도의 정체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작품의 창작이나 기획에 비중을 두기보다 예술가들에게 나눠주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지원 신청을 받고 선정이 된 후, 얼마간의 지원금을 지급했다고 해서 맡은 바 행정기관의 직무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원의 취지가 사후지원에 있다는 걸 관계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좋은 작품들이 도민에게 잘 선보일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원 심의의 절차와 과정에서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심의제도를 두어야 한다. 심의 분야별로 패널 수를 두고 심의위원을 두는 중앙의 제도를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예진흥원의 경우 문학분야에 예심제도가 있고, 이질적 세부장르가 혼재된 시각예술분야의 창작분과 등으로 세분되고 있다. 특히 국민참여심의제를 도입하여 국민모니터링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진행되는 공공기금의 지원심의와 지원신청접수 등 지원절차가 공공기관 행정종사자의 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도 문제다. 지원내용을 결정하는 심의에는 현장 예술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이 일이 전북도의 경우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단 한 번의 설명회 자리를 만든 것이 그 증거이다.

 개인에 대한 지원보다는 신청 사업을 위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다년간지속지원제도’, ‘기획발굴지원제도’ 등의 지원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한다. 공연예술창작활성화사업 등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지원심의는 예술현장과 행정이 첨예하게 만나는 또 다른 현장이다. 연말연시에 이루어지는 문예진흥기금 지원심의의 절차와 과정은 기초예술에 대한 확고한 지원의식과 함께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 현장과 행정이 만나는 신뢰의 장(場)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