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도지사는 21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에게 민주당의 반대로 탄소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된 것과 관련, 도민들의 실망감과 함께 지역 내 반발여론을 전달하며 당청 차원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송 지사는 이날 오후 새만금개발청서 열린 ‘전북경제투어 후속방문 관련 간담회’ 자리에서 김상조 정책실장과 성윤모 장관 등 중앙정부 관계자들과 얼굴을 마주한 채 법사위서 또 발목이 잡힌 탄소법을 두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송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10월 대통령께서 재생에너지 비전선포식에 참석한지 1년 만에 다시 김상도 정책실장님께서 사업이 잘 되고 있는지, 또 앞으로 더 잘되기 위해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오셨는데 관심과 애정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성윤모 장관에게는 “최근 에너지사업 융복합단지 지정을 해주시는 등 실질적인 관심을 가지고 새만금 에너지산업에 대해서 누구보다 열정을 보여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며 “우리 전북은 비전 선포식 이후에 도민들의 희망, 바램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벌려진 많은 사업들이 낙후됐었던 전라북도에게는 어찌 보면 거의 혁명적 분위기다”며 “사업이 현실화되어가는 그런 단계에 놓여진 것만 해도 도민들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어제(20일) 탄소법까지 통과가 됐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안 되는 바람에 도민들이 실망을 하고 있다”며 “그것 역시 내년 2월까지 성공리에 꼭 통과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당부했다.

송 지사는 앞서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2020년도 전북도 예산안 제안 설명 자리에서도 “탄소법이 또다시 국회 법사위를 넘지 못하고 유보 상태에 있다”며 “유감을 금할 수 없으며 도민의 실망감을 기대감으로 바꾸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송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탄소산업 육성 의지를 여러 차례 공공연하게 피력하고 약속했음에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간사의 반대 입장으로 법안 통과 발목이 잡힌데 따른 울분을 분명하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북은 문재인 정부 출범에 있어 가장 두터운 지지를 보낸 지역이다. 전북도민이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64.8%라는 전국 최고의 득표율로 지지했던 만큼 ‘민주당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것은 도민들이 배신당한 것이다’라는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역할의 부재 문제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7년 발의한 탄소법 개정안이 이미 2년 넘게 계류된 상황에서 난관을 헤쳐 나갈 해결사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국회 법사위 제2소위는 탄소진흥원설립의 근거가 되는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법률 개정안’에 대해 심사를 벌였다. 산업부는 탄소법 개정에 적극 동의 입장을 밝혔지만 기재부와 민주당의 반대로 통과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도 고위직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북을 직접 방문해 첨단소재 육성 등 탄소산업의 전방위 지원을 약속한 마당에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보니 지사님도 많이 속이 상하신 것 같다”며 “실망한 도민들에게 다시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선기자